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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권미미 2021. 7. 21. 18:52

죽을 것 마냥  힘들다
아따 힘들다 힘들어..
나이가 먹어 그런가ㅜ  예전엔  몇시간씩 풀로 강의를 뛰어도
괜찮았는데 요즘엔 2시간짜리 강의 한타임만 해도 온 몸에 진이
다 빠지고 누울 자리만 보인다ㅡㅡ

강의만 그런게 아니다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쉬이 피로를 느낀다
아 애석하도다 나의 늙음이여
꺼이꺼이

전형적인 소음인 체질인 나는 선천적으로 강한 체력은 아니다
그런 나도 20대 초반까진 한겨울 산행도 슬리퍼를 신고 가능했었는데.. 타고난 체력도 이겨버리는(?) 젊음의 강력함
크으~~

그 젊음이
그 단단한 체력이 언제까지고 나랑 함께 할 줄 알았다
아니 그것보다는 적어도 무언가 예고편 하나쯤은 주겠지했다
근데 예고편따윈 읎었다
사는데 바빠 허덕이다 어느날 문득 보니 반짝이던 소녀는 없고
낡고 빛바랜 아줌마 하나가 덩그라니 있었다

늙음이 처음이였던 청년은 갑작스레 느껴지는 노화에
당황스럽고 스스로가 애처롭게 느껴진다
40중반의 나이에도 이렇게 슬픈데 노인이 되면 얼마나 더 애달플까ㅋ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이다
학생 하나가 와서 질문을 했다 늘상 보던 문제 패턴인데
갑작스레 처음 보는 것처럼 생경한 이 느낌은 뭐지 ㅡ ㅡ
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혼자 문제를 봤다

별 거 아닌 문젠데 이것조차 바로 풀이가 생각이 안난다니..
몸땡이 따라 뇌도 같이 가출하는 건가... ;;;;
허탈하다
고작 이런 문제 수준을 가지고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업 준비하느라 수없이 밤새웠던 지난날들이
스쳐지나간다.. 옘병 ..... 고작 이런것도 바로 못 풀 수준인데
왜 밤새워가며 공부한거야 싶게 역정이 난다 ㅡ ㅡ

근데....
요즘 공부를 좀 등한시 하긴 했지
그게 이런식으로 티가 나능구나 (뻘쭘)

늙음에 애석해  할 시간도 읎이 일상은 또 바쁘게 반복된다
늙은 몸땡이 잘 추스려 평생 데려가려면
지금의 일상을 부지런히 잘 굴려야한다

그러니 앓는 소리 그만하고 뭅- 뭅 - -


#뜬금읎이생각나는독짓는늙은이